약자가 강자 되는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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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가 강자 되는 법문최초법어

『월말통신』 제1호 - 법설 1편

「약자가 강자 되는 법문」- 소태산 대종사 말씀 수필 이공주

원기 13년(1928, 무진) 윤2월 26일 오전 10시경에 선생주께서 창신동으로부터 제자 송규 씨를 데리고 계동 이공주의 집에 오시니, 그곳에는 민자연화·이성각·이공주 등이 삼가 기다리고 있다가 반가이 맞아 모시고 실내로 들어가 좌정하셨다. 그러고 나서 또한 각처에서 몇몇 회원이 모이니 이철옥·이현공·성성원·이동진화 등이었다. 그때에 여러 가지법을 설하신 중 한 가지를 기록하니 대개 다음과 같다. 선생주께서 말씀하시기를 “강자와 약자 사이는 어찌하여 강자는 늘 강자의 지위를 여의지 않고, 약자라도 강자가 되겠느냐?

강자가 더욱 강하여 영원한 강자가 되고 약자라도 점점 강해져 영원한 강자가 되는 법이 있건마는 이 세상 사람들은 그 좋은 자리이타법自利利他法을 쓰지 못하고 약육강식을 하며, 약자는 강자를 미워만 하다가 강자와 약자가 원수가 되며, 혹은 생명을 희생하며 더욱 심하면 세세생생의 끊어짐이 없는 죄를 지어 고苦를 받느니라.

비유하여 한 예를 들어 말하면 갑동리와 을동리 두 곳이 있는데, 갑동리는 모두 가난하고 무학하여 천견박식자淺見薄識者[8]뿐이요, 을동리는 가세도 넉넉하며 유식하여 견문이 넓고 인격도 똑똑하여 누구에게든지 굴할 일이 없고 보면, 갑동리 즉, 약자에게 덕을 베풀어 자리이타되는 법을 쓰지 못하고 약자를 업신여겨, 차차 을동리 사람들이 갑동리로 와서 여러 가지 수단으로 속여도 먹고 전곡 재산도 빼앗으며 토지 전답도 저희가 차지하며, 심하면 그 땅의 세금을 저희가 받아 먹고도 여전히 부족하게 여겨 무식자니 미개자니 야만인이니 하고 갖은 학대를 하여 문서 없는 노예로 삼고 온갖 방법으로 부려먹으면서도 압제는 압제대로 하게 되면 갑동리에서는 어찌하겠느냐?

물론 갑동리에서는 그 압제를 할 수 없이 받을 것이며, 그중에도 성정깨나 있다는 사람은 우선의 압제 받는 것만 원통하여 을동리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다가 혹독한 처분을 받으며 혹은 갇히고 죽고 여러 가지로 설움을 당하느니라. 혹 그중에도 뛰어나게 똑똑하고 계교 있다는 사람은 저의 압제 받는 원인을 생각하여 보나니, 그 원인인즉 다름이 아니라 곧 가세 없고 무식하며 따라서 견문이 천박한 까닭인 줄을 자각하게 되나니, 그리되면 어떠한 방면으로든지 노력을 하여 을동리와 같이 강자가 되리라 굳게 결심하고 분심忿心을 내어 공부를 해 가지고 겨우 강자의 지위에 앉게 되면, 또 앞에 할 일은 생각지 못하고 우선 받은 분풀이 먼저 하고 싶은 생각에 저와 같은 동지를 구한즉, 몇 사람을 넘지 못하고 모두 무식하 여 자기의 뜻도 이해할 자가 없는지라.

그리되면 자기 동리 사람들을 욕하고 흉보며 하는 말이 ‘너희와 같이 생각 없고 무식한 자로 인하여 우리 동리는 이와 같은 설움을 당하면서도 대항도 못하여 본다.’ 하고 원망하며, 그만 참지 못하여 몇몇 사람이 강자가 되었노라고 작당해 가지고, 곧 을동리 즉, 강자에게 대하여 그곳의 무리함도 질책하고 그 편이 시키는 일이면 불복하며 될 수 있는 대로 기회가 생기는 대로는 을동리에게 해를 가하려 하나니, 그리되면 그 을동리는 모두가 강자라, 곧 맞서서 싸우니 몇몇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당할 수 없어 혹 욕을 보고 혹 죽고하여 생명만 희생하게 되느니라. 그러하나 갑동리에 참 정신이 박히고 대강의 생각이나 계획이라도 있는 자가 있으면 생명 하나 희생할 일 없이 강자가 꼭 되는 법이 있느니라. 그 법은 을동리의 강자들이 와서 압제를 하며 토지와 전곡을 빼앗으며 여러 가지로 압제를 한다 하여도 아무 소리 말고 종노릇을 잘하여 주며, 경우에 따라서 매라도 맞고 약자의 분수를 잘 지키고, 될 수 있는 대로 겉으로는 어리석고 못난 체를 하여 강자로 하여금 안심을 시키고, 내용을 급히 할 일은 어떠한 방면으로든지 돈 벌기를 주장하고 배우기를 주장하며 다만 몇 사람씩이라도 편심片心을 버리고 단심團心[12] 만들기를 위주하여 자본금을 세우고 교육기관을 설치해 가지고 가르치며 배우고 서로 권고하기를 ‘우리는 돈 없고 배운 것 없어 서 약자가 된 것이니 아무쪼록 각성하여 근검저축하며 배우기를 힘쓰며 우리 동리가 일심단체가 되고 보면 무엇이 두려우리오? 우리는 을동리 이상의 강자가 되자!’ 하며 한 사람이 열 사람을 가르치고 열 사람이 백 사람을 가르쳐서, 서로서로 막혔던 울타리를 트며 개인주의를 버리고 단체 주의를 하여 한 동리를 위할 만한 공공심이 생긴다 하면, 곧 그 동리는 살림도 넉넉할 것이요 지식도 유여하게 될 것이라.

그리만 되면 괴롭게 시비를 많이 하여도 을동리의 강자들은 갑동리의 형세를 보고 이전저의 무리한 행동을 회고하고 제풀에 겁먹어 혹독한 압제는 고사하고 저희들 스스로 빼앗아갔던 토지 전곡도 내어놓으며 지난 시절의 잘못함을 후회하여 용서를 청하게 될지니, 갑동리 즉, 약자들은 스스로 제일만 하였건마는 강자가 되었으며 을동리 이상의 강자가 되었나니, 그는 을동리에서는 항상 저희가 강자인 줄만 알아서 향상심이 없고 다만 남을 업신여기기만 하였으니 물론 갑동리에 비하면 약자라 하지 않을 수 없느니라.

이러한 빠른 법을 놓고 세상 사람들은 약자가 되었으면 약자 된 것만 원망하고 한숨 쉬고 탄식하며 지루한 압제를 면치 못하고, 또는 혹 선각자라도 편심이 되어서 여러 사람을 덕으로써 감화시키지 못하고 단독으로 섣불리 서둘다가 생명이나 희생하나니 어리석다 하지 않을 수 없느니라.

다시 간단히 말하면 약자는 강자 되기 전에 어찌하면 약자가 변하여 강자가 되는 이치를 알아서 강자 되는 길로만 전진을 하고, 강자는 아무리 강자라도 변하여 약자가 되고 또한 어떻게 하면 강자로서 영원한 강자가 되는 이치를 알아서 영원한 강자가 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하시고 또 말씀하시기를 “강자로서 영원한 강자의 지위를 얻은 사람의 실제 보기를 들면 삼천 년전 석가여래 같은 분이나 또 과거에 요임금, 순임금 같은 분은 강으로써 영원한 강을 얻는 법을 실현하신 분이요, 강자로서 약자의 지위로 타락한 사람의 실제 보기를 들면, 과거에 진시황·항우, 현대에 독일황제로 있던 카이저 같은 사람이니라.” 하시니 이 법문을 묵묵히 듣고 있던 회중은 어지럽게 흩어졌던 마음이 모여 새 정신이 들더라.